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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아스퍼거증후군, 서로 다른 색깔을 인정하는 사회로

by 궁금할 때 모를 때 2025.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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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퍼거증후군은 한때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이하 ASD) 중 상대적으로 기능이 높은 형태로 분류되곤 했습니다. 예전에는 별도의 진단명으로 사용되었지만, 최근의 진단 지침(DSM-5, ICD-11 등)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하위 범주로 묶이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특정한 특성과 행동 양상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ASD의 부분 영역으로 통합되었다고 해도, 아스퍼거증후군을 이해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패턴, 특정 분야에서의 높은 몰입도 등 독특한 특성이 여기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청소년이나 성인기에 처음 진단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이들이 학업 및 직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스퍼거증후군의 역사와 배경

1) 한스 아스퍼거(Hans Asperger)의 발견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명칭은 오스트리아의 소아과 의사 한스 아스퍼거의 연구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는 1944년경, 사회적 소통에 어려움을 보이면서도 특정 분야에는 매우 높은 집중력과 능력을 나타내는 아동들을 관찰해 ‘자폐적 정신병질’이라는 용어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가 영어권에 널리 알려진 것은 1980년대 후반이며, 이후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의료 및 심리학계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2) DSM-IV와 DSM-5에서의 변화

  • DSM-IV(1994년판): 아스퍼거증후군을 자폐 장애, 소아기 붕괴성 장애, 레트 증후군 등과 별개의 범주로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 DSM-5(2013년판): 다양한 자폐 관련 진단들을 통합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큰 틀로 묶었고,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독립적 진단명은 사라졌습니다.

3) ICD-11 적용 (2022년~)

세계보건기구(WHO)의 질병 및 관련 보건 문제의 국제통계분류 11차 개정판(ICD-11)에서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하나의 범주로 묶이며,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용어는 점차 공식 진단명에서 제외되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 현장과 사회 일반에서는 여전히 이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어, 최신 지침과 실무 사이에 과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스퍼거증후군의 주요 특성

아스퍼거증후군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일부로 간주된다고 해도, 그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개인화된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전통적으로 아스퍼거증후군 진단을 받은 이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1) 사회적 소통 및 상호작용의 어려움

  • 비언어적 소통의 한계: 표정, 몸짓, 제스처 등을 활용한 소통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눈 맞춤이나 얼굴 표정 읽기, 대화 맥락을 파악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 관심사 중심 대화: 본인이 좋아하거나 흥미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장시간 말하지만, 상대방의 관심이나 반응을 놓칠 수 있습니다.

2)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패턴

  • 구체적인 루틴: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거나 동일한 경로로 이동하는 등 반복적 일상을 고수하려고 합니다. 이를 바꾸려 하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할 수도 있습니다.
  • 감각 민감성: 소리, 빛, 촉감 등에 일반인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흔히 관찰됩니다.

3) 특정 분야에 대한 높은 몰입도

  • 집중력과 전문성: 관심 분야가 생기면 남다른 집중력으로 심도 있게 파고듭니다. 이로 인해 학술, 예술, IT, 엔지니어링 등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세부사항까지 집착: 디테일이나 규칙에 대한 집착이 강해,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띨 수 있습니다.

최신 연구 동향과 변화

아스퍼거증후군을 바라보는 최신 연구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전체의 조기 진단과 조기 개입을 강조합니다. 또한 ‘높은 기능 자폐’라는 이분법적 용어 대신, 다양한 수준의 지원 요구가 존재한다는 관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1)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 패러다임

  • 의료적 모델에서 사회적 모델로: 과거에는 아스퍼거증후군을 ‘교정’해야 할 장애로만 보았지만, 최근에는 사회가 다양한 뇌 발달 특성을 존중하고 수용해야 한다는 ‘신경다양성’ 관점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 강점 기반 접근: 특정 분야에 대한 우수한 재능이나 몰입 능력이 더 큰 잠재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됩니다.

2) 성인기 진단 증가

  • 새로운 진단 경로: 어린 시절에 간과되거나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여겨졌던 이들이, 성인기에 대인관계나 직장 생활에서 반복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뒤늦게 진단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 지원 시스템 부족: 청소년기 이후에는 지원 제도가 부족해, 성인 아스퍼거증후군 당사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 조명되고 있습니다.

3) 디지털 시대와의 접목

  • 온라인 학습·커뮤니티: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진 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더 원활한 소통과 학습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 AI 기반 보조도구: 인공지능 챗봇, 가상현실(VR)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사회적 기술 훈련을 지원하려는 시도도 활발히 연구 중입니다.

아스퍼거증후군 진단 과정

1) 전문기관 방문

아스퍼거증후군이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의심될 때는, 소아정신과나 성인정신과, 임상심리사 등이 있는 전문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발달 이력, 행동 관찰, 심리검사, 부모·교사 면담 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2) 평가 도구

  • ADOS-2(자폐 진단 관찰 스케줄): ASD 진단을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검사 중 하나입니다. 다양한 과제를 통해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 패턴을 관찰합니다.
  • ADI-R(자폐 진단 면담 검사지): 보호자나 가족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해, 과거와 현재의 행동 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3) 중복 장애 확인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진 이들 중에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학습장애, 불안장애, 우울증 등을 동반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를 함께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여러 전문가의 협업이 이뤄져야 합니다.


아스퍼거증후군을 위한 지원과 관리

1)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

  • 역할극과 시뮬레이션: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방법, 감정 표현을 인식하고 공감하는 방법 등을 연습합니다.
  • 집단 프로그램: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또래와 함께 소통 기술을 훈련해, 상호 지지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학습 및 직업 지원

  • 개별화 교육 계획(IEP): 학생의 학업 능력과 특성에 맞춰 구체적인 목표와 전략을 설정합니다.
  • 적성 기반 진로 탐색: 특정 분야에 대한 몰입도가 높다면, 해당 분야 전문 교육이나 직업 훈련 과정을 활용해 강점을 키우도록 지원할 수 있습니다.

3) 감각 통합 치료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진 이들은 소리, 빛, 촉감 등에 대한 반응이 매우 예민하거나 둔감할 수 있습니다. 작업치료사나 감각통합치료 전문가가 환경 조절, 감각 자극 조절 방법을 안내해주면,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4) 심리 상담 및 약물 치료

  • 심리 상담: 불안, 우울, 스트레스 등 정서적 문제를 호소할 때, 인지행동치료(CBT)나 대인관계 치료 등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 약물 치료: 직접적인 ‘치료약’은 없지만, 동반 질환(예: ADHD, 불안장애) 증상을 경감시키는 약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족과 주변인의 역할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진 이들은 종종 주변인에게 오해를 받거나, 사소한 일에도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과 친구, 교사, 직장 동료 등의 이해와 지지는 이들이 원활하게 성장하고 사회에 적응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1) 긍정적 소통

  • 명확한 지시와 말투: 모호한 표현이나 은유, 과도한 농담은 오히려 혼란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이 좋습니다.
  • 과도한 질책 자제: 아스퍼거증후군 특성상 일정한 틀에서 벗어난 상황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으므로, 차분한 어조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강점 인정

  • 열정과 재능: 특정 주제에 대한 이들의 열정은 크리에이티브한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가족이나 교사가 이를 적절히 지지해준다면, 개인의 자존감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 책임감과 전문성: 규칙과 절차를 철저히 지키고, 한 번 시작한 일에 대해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스트레스 대응 전략 공유

  • 환경 조절: 빛과 소음이 조절되는 공간, 차분한 색감과 최소한의 시각적 자극이 있는 환경 등을 마련해주면 좋습니다.
  • 커뮤니케이션 가이드: 가족 간, 교사와 학생 간 일정 규칙을 만들어, 갈등 상황 시 어떻게 대화를 진행해야 하는지 미리 정해두면 불필요한 마찰을 줄일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와 성인기 과도기 지원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진 이들은 청소년기에 학교 내 사회적 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하고, 성인기에는 취업과 독립 생활에서 난관을 맞닥뜨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나이에 따른 맞춤형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1) 청소년기

  • 또래 관계 형성 프로그램: 집단 활동, 동아리, 멘토링 등을 통해 다른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 학업 스트레스 관리: 시험이나 과제 등에 대한 과도한 압박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학습 코칭과 심리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성인기

  • 직장 내 멘토링: 직장 생활에 처음 들어서면, 조직 문화와 암묵적 규칙을 학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를 도와줄 멘토나 HR 담당자의 지원이 중요합니다.
  • 독립 생활 기술 습득: 청구서 처리, 일정 관리, 타인과의 동거 규칙 등 일상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별도 프로그램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인식과 정책 동향

아스퍼거증후군을 포함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인식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2025년 이후를 내다보면, 학교와 직장에서의 배려 시스템이 더 강화되고, 인공지능이나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훈련 프로그램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1) 법적·제도적 변화

  • 특수교육 진흥 정책: 정부 차원에서 특수교육 대상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통합교육 지원 인프라를 확충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 고용 지원 정책: 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할 때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가 있지만, 아스퍼거증후군 특성에 맞춘 세분화된 지원책이 추가로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2) 신경다양성에 대한 존중

  • 포용적 교육 및 직장 문화: 단순히 ‘장애인 배려’ 수준을 넘어, 다양한 성향과 능력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 미디어의 역할: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에서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진 인물을 긍정적이거나 현실적인 관점으로 조명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아스퍼거증후군 당사자를 위한 팁

실제로 아스퍼거증후군 진단을 받았거나, 자폐 스펙트럼의 특성을 인지한 성인 당사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조언을 정리해봅니다.

  1. 자신의 특성을 이해하기
    • 스스로 어떤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어떤 활동에 강점을 보이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 일기를 쓰거나 상담을 통해 자신을 분석하면, 한층 더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2. 필요한 지원 요청하기
    • 학교나 직장에서 합리적인 배려가 가능하도록 요청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의사소통 방식이나 작업 환경 조정 등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 공식 진단이 있다면, 장애인 등록이나 별도의 상담 지원 제도를 활용해 추가적인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3. 커뮤니티 참여
    • 온라인 커뮤니티나 지역 자조 모임 등에 참여하면,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나 심리적 지지와 팁을 얻을 수 있습니다.
    •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면 ‘나만 겪는 문제’라는 고립감을 덜 느끼게 됩니다.
  4. 전문가 도움 활용
    • 심리치료, 코칭, 직업 재활 프로그램 등 전문 영역의 도움을 받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스킬을 개발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아스퍼거증후군, 서로 다른 색깔을 인정하는 사회로

아스퍼거증후군은 이제 단순히 ‘교정’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 다양성의 한 형태로 바라보아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진 이들의 강점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지원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제도적·문화적 측면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개인과 가족은 물론, 학교, 직장,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야만 보다 포용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2025년 이후에는 디지털 기술과 신경다양성 개념이 한층 더 접목되어, 아스퍼거증후군이 가진 잠재력이 사회 여러 영역에서 긍정적으로 꽃피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국 핵심은 누구나 자신만의 고유한 특징과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아스퍼거증후군 역시 그러한 다양성의 스펙트럼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색깔을 인정하는 문화를 더 발전시킨다면, 아스퍼거증후군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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